스타트업 인턴 스토리

0. 스타트업에 지원하다.

공돌이J 2019. 1. 5. 23:31


2017년 겨울, 군대에서 전역한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군대에서 프로그래밍 공부도 열심히 했었고 자격증도 두 개 정도 취득한 상태였기에 같은 나이대의 사람들보다 그렇게 밀리지 않는다는 생각과, 개강 전까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합쳐져서 '어디에서 인턴이나 아르바이트를 해보자!'라는 생각에 도달했었다.


원래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해서 코딩학원 아르바이트도 하고 싶었기에 코딩학원용 이력서와 개발에 흥미가 개발자용 이력서를 따로 만들어 놓고 열심히 구인구직 사이트를 뒤적거렸다.


어디 작은 회사 인턴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찾아봤지만 개강 전 까지 근무해야 하고 Java/Spring을 활용하며 집과 가까운 곳을 고르다 보니 생각보다 조건에 맞는 회사는 찾기 어려웠고, 괜찮아 보이는 여러 곳에 연락을 돌려 보았으나 돌아오는 것은 무응답 뿐이었다.


포기하려던 찰나에, 정말 별 생각없이 알바x에 파이썬을 검색했더니 스타트업에서 파이썬 개발자를 구한다는 공지가 올라와 있었다. 단기간도 가능하며 근무지도 무려 강남(!). 집이랑 30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더 생각하지 않고 바로 지원하기로 했다.


그 전까지 했던 개발 프로젝트와 대학교 때 했던 동아리 이야기, 봉사한 이야기들로 열심히 이력서를 채워 넣었고, 메일로 제출했다. 


입사 전에 상상했던 스타트업의 모습. 실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군대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소상공인 컨설팅을 하는 연합동아리에 소속되어 있기도 하고,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는 스타트업의 모습을 옆에서 직접 보았기 때문에 스타트업에 대해서 많이 안다고 자부했다. 그만큼 스타트업 생태계에 관심도 있었고 언젠간 창업을 하겠다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어서 스타트업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기회가 찾아왔다. 


지원서를 보내고 며칠 뒤 면접을 보러 사무실로 오라는 문자를 받았을 때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무엇을 입고 가야하지?' 부터 '머리가 짧아서 싫어하지 않을까?', '내가 개발을 잘하는 편도 아닌데 프로그램을 망치면 어떻게 하지?'와 같이 쓸데 없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원래 소심한 성격이긴 했지만 이렇게 걱정을 사서 하는 스타일인지는 처음 알게 되었다.


그렇게 고민과 함께 며칠이 흐르고, 한파가 몰아닥친 어느 겨울날, 나는 면접을 보러 사무실로 향했다.